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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원 시인 / 소금이 온다
3월 17일에 틀어놓은 수돗물이 자정을 넘기며 3월 18일로 흘러간다 이틀을 살고 있는 온수에 몸을 담그고 반신욕을 하는 밤 3월 17일의 벌거벗은 몸이 더 커져서 3월 18일로 자란다 관의 크기가 욕조만 할까 두 다리를 뻗어 땅속까지 내려가는 연습을 하고 숨을 모으고 수면 위로 쾅쾅 못을 박고 나는 부끄러움 없이 쇄골과 골반을 보이며 국화잎 아래 눕는다 푸른 날들이 증발되고 소금이 피어오르듯 비누거품이 바닥에 깔린다 꽃피는 시절이, 꽃 지는 지절이 있었다 더 오래 남아있을 시절에게 호흡을 준다 소금이 오는 시간, 잠들기 전에 가야할 견고한 바닥이 있다 한없이 낮아질 때 피어오르는 욕조 아래 흘러가는 그 뉘우침 내 몸의 다른 또 한 몸으로 3월 18일이 건너간다 배꼽 위로 몰려드는 물방울처럼 한 시절이 사무치게 밀려왔다 사라진다 내 몸을 빠져나간 거품 만 남은 이틀의 온수가 식은 욕조에 알갱이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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