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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주희 시인 / 속눈썹의 오후
빈 강당에 울리는 파이프 오르간 선율 눈 밑에 드리워진 구름은 예보에 없는 여든여덟 개의 날씨를 새기지
한 눈으로 볼 때도 두 개의 사물이 겹쳐 보여 망고, 더 멀리 망고를 외치지만 이곳은 망고가 자라지 않는 곳, 결국 복숭아에 우울을 섞어 먹지 일 초는 달콤하게 일 초는 짜릿하게
우르두어를 쓰는 무슬림처럼 읽을 순 없지만 우아한 문체처럼
웃고 있지만 눈물이 멈추지 않는 것은 드라마 때문인지 브람스 때문인지 검은 베일에 깃든 사적인 우주 왜 아무도 빛을 잃었다 말하지 않을까
도에서 라로, 라에서 나로 건너올 때 부서지고 쪼개지는 불면의 시차 時差
손톱이 닿지 않는 구름과 건반 사이 무반주도 반주도 아닌
계간 『시와 반시』 2018년 여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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