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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희 시인 / 카레앙카
우즈베키스탄행 열차는 연발이다 눈보라에 시야가 어지럽다 Expired day. 28. December 필 박스 눌러쓴 여인들이 지나간다 카레앙카 3세*를 그려본다 그녀와 오늘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반인반수‘바란짜의 땅, 우랄 산맥을 넘으면 배꼽 빠지게 과장된 이야기도 사실이 된다
할아버진 잠을 자다 붙잡혔다 죄명은 조선족 17세, 시베리아 그 유형지로 떠나는 행렬 아무르, 아무르 그 강처럼 흐르는 사람들 북극성 농장에서 끝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맞는 28번째 생일의 주인공 블라디미르 박. 카레앙카, 눈발 속에 우뚝 서 있는 법을 아는, 오줌발이 순식간에 얼어버리는 순간에도 눈빛만은 초록빛.
-안뇽하세뇨? 둥둥 떠다니는 빙산 같은 말, 오래 만지작거려 빛나는 마트로시카처럼 딸려나온다 말을 잃으면 조국을 잃는다는 할아버지의 말.
상자 속에서 그녀, 자작나무 브로치를 꺼낸다 생채기 난 말들 겹겹 딸려나온다 희미한 모국어만큼이나 옅어진 박 뾰돌.
오로촌족의 사촌들, 숲의 숨결 따라 침엽수를 따라 결빙처럼 떠돌던 한국말 몇 마디.
- 깜싸합니다 그래, 그녀와 나, 오래 전부터 카레앙카였다 Today is 29 of December
* 한국인, 또는 ‘한국인 입니까?’의 뜻. 카레앙카 3세는 우즈베키스탄 태권도 국가대표로 발탁된 여성임. 태권도와 한국어를 통해 잃어버린 할아버지의 조국을 러시아에 알리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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