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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고두현 시인 / 20분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19. 12. 21.

고두현 시인 / 20분

 

 

  아침 출근길에

  붐비는 지하철

  막히는 도로에서 짜증날 때

  20분만 먼저 나섰어도...

  날마다 후회하지만

  하루에 20분 앞당기는 일이

  어디 그리 쉽던가요.

 

  가장 더운 여름날 저녁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과

  사람에 쫓기는 자동차들이

  노랗게 달궈놓은 길옆에 앉아

  꽃 피는 모습 들여다보면

 

  어스름 달빛에 찾아올

  박각시나방 기다리며

  봉오리 벙그는 데 17분

  꽃잎 활짝 피는 데 3분

 

  날마다 허비한 20분이

  달맞이꽃에게는 한 생이었구나.

 

 


 

 

고두현 시인 / 짝사랑

 

 

  빈 들판 한가운데

  홀로 젖는 산

 

  꽃잎 진 자리마다

  새로 돋는 남녘 길을

 

  제 몸의 상처 지져

  찻잎 따러 가던 사람아.

 

 


 

고두현(高斗鉉) 시인

1963년 경상남도(慶尙南道) 남해(南海)출생. 경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3년『중앙일보(中央日報)』신춘문예에 시「유배시첩(流配詩帖)」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으로『늦게 온 소포』『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가 있으며, 2005년 제10회 <시와 시학 젊은 시인상> 수상했다. 1988년부터『한국경제신문(韓國經濟新聞)』기자로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 문화부 차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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