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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 시인 / 俗畵의 발 ㅡ 화랑에는 그림 속에서 태어난 바람도 전시되어 있고
나는 굿판에서 태어났죠
神氣 없는 날들이 계속돼요 문을 열면 수상한 바람이 작두 날을 세우는데 아버지는 엉망으로 취해있고 댓가지가 사납게 흔들리며 불온을 편집해요 그런데 참, 아버지는 무덤 속에 있잖아요 한 입으로 두말하듯 주술이 흐르는 내 입술도 구 할이 덧칠된 것이죠 무병 든 여자가 젊은 날의 내 맨발을 보내왔어요 발은 주술에 취해 허공에서 허우적거려요 수많은 발이 보이므로 부끄러운 내 발목을 돌에 매달아 던져버려야 해요
카슈카르나 쿠차의 칼날 같은 길 위에서 허공에 휘파람을 띄우면 안 돼요 작두 날을 탄다는 건 허공에서 죽은 영혼과 교류한다는 것 신기 없는 휘파람은 작두 날에 베이므로 발목도 예외가 아니죠 그날 무녀는 삭풍 부는 구릉을 오르내리고 있었어요 내 예감은 작두 날 위에서 동강나고 그즈음 무녀의 입술이 움직였어요 육질이 무른 예감은 쉽게 베인다고
한 무리의 눈보라가 길을 만들면 한 무리의 발들이 흘러가요 그것은 대체로 은밀한 풍경이죠 내 발목은 나를 기억하지 못해요 「발목을 돌려주세요」 「너는 바람에 죄를 지었다」 무덤까지 흘러간 휘파람은 앙상한 나뭇가지에 걸려 흔들리고 무거운 하늘에 흑색여민귀새가 맴을 돌아요 작두 날 위 시간은 제 운명을 모른 채 훌륭히 늙어가고 있어요 진실은 불편하고 진실의 근저를 이룬 발들은 미라처럼 무표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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