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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차애 시인 / 비밀의 속도
내 비밀의 비밀인 당신만 아직 모르고 있죠
비밀 더하기 비밀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예요 사랑 더하기 사랑이 더 이상 사랑이 아니듯이 비밀을 비밀이게 하는 공기의 무늬와 결 힘줄의 뻗침이나 기다림의 심호흡만 가만히 수런거릴 뿐,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죠
난쟁이 오스카가 군악대의 연주 사이로 양철북 소리를 밀어 넣듯 고요의 한가운데로 자신을 밀어 넣어 고요의 중심이 될 뿐 비밀은 아니예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죠
숨긴 것이 없는데 비밀이 늘어난 것은 비밀의 속도 때문일까요? 가로지르는 속도 때문에 좌표 값을 잡을 수 없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당신 눈앞에서 일어난 일이죠 비밀은 아니예요
퍼즐의 테두리처럼, 좀처럼 당신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 비밀의 비밀이예요
고양이는 고양이로 있어요, 숫양은 숫양으로 있구요, 나는 꼬리 아홉 개 쯤 떼버린 여자로 있어요. 그림자는 프로필이 없는 분자식으로 떠돌구요
11월의 안개 속 고요가 수런거리는 강가에 도착할 거예요 아무것도 아닌 모든 일이 당신을 가로질러 갈 거예요
내 비밀의 비밀인 당신만 모른다는 것도 전혀 모르고 있죠
격월간 『시사사』 2016년 1~2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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