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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인 / 내 애인은 그라나다에 산다
지중해의 검은 돛을 펄럭이는 순백의 애인들 붉은 달이 녹은 바다는 위태로워서 건널 수 없고 괴여*, 네가 돌아오지 않음으로 기다림은 완성된다 알바이신 지구의 파고가 높은 날에는 이슬람틱한 휘파람이 떠밀려왔고 그런 밤이면 돌계단이 목에 감기는 악몽을 꾸느라 하루를 잊었다 돛을 품은 채 너를 기다린 적도 있다 그루밍 되는 슬픔 속으로 뒤늦은 네가 뛰어들길 바랐기 때문이다 밤의 기척을 뒤적거리면 한 움큼의 웃음 너를 타락시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증오하게 하는 것은 쉽다 돌아오지 않는 증오는 타락을 완성시키는 꿈이어서 이 광기는 한때의 우리에게서 온 것 어떻게 할 거야 너는 지겹도록 묻지만 지금은 혼돈을 지킬 차례 괴ㆀㅕ**, 돌아오지 않을까 봐 무서워지는 고백 어쩌면 검은 웃음 축축한 우리라는 균형
다시, 이별을 말하는 내게 서럽게 울다가 고개 들어 너는 말한다 지금 당신의 표정과 이 시간을 본 적이 있어
이별이 처음처럼 반복되고 있다 내 애인이 살고 있는 그라나다에도 우기가 끝나간다
*괴여: 내가 사랑한다. **괴ㆀㅕ: 내가 사랑을 받는다.
계간 『시산맥』 2019년 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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