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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강 시인 / 햇살이라 불리는 장미를 사다
햇살이라 불리는 장미를 샀어요 햇살이라 부르는 햇살장미
햇살 비치는 거리에서 햇살을 샀어요
햇살이라구요 일요일 아침의 햇살 담은 거리 담장 위 고양이 오후의 졸움, 앉아 쉬는 의자
유리병에 햇살을 꽂았어요 햇살은 이내 꽃봉오리를 터뜨리며 막 터진 말을 쏟아냅니다
아침의 지저귐, 재촉함, 성냄도 없이 속내를 풀어내는 말들
흔들리지도 날아가 버리지도 않았어요 이 여리고 따스한 빛은 어떻게 오는지 어디서 머무는지 …,
가시가 없는 장미였어요
매일 밑둥을 싹둑 잘라주었어요 장미는 작아져갔어요 유리병에 서 있지 못할 것 같아요
시나브로 벙글면서 여리고 따스한 빛이 어떻게 머무는지 어디로 가는지 말해주던 빛
돌무덤에서 새어나오는 빛처럼 눈부신 빛.
계간 『시와 세계』 2019년 가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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