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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시인 / 투포환 선수
야생적인 몸무게 때문이었을까 시골에서 전학 온 나에게 하얀 서울 선생님은 너는 시를 쓰는 것 보다 투포환 선수가 되 보라고 했다
멀리 던져도 튀어 오르지 않는 쇠로 만든 공! 번번이 눈앞에서 고꾸라지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어서 지축을 울리는 리듬을 만들어 땅 속의 봄을 깨우고 싶은 나는 자칫하면 욕망의 무게가 발등을 찍어 발자국 마다 흐르는 피가 천 갈래 뿌리에 스밀 지도 모르는 투포환 선수를 꿈꾸는 것이 두렵기만 했다
바람 한 점 숨결 하나 불어 넣지 않고 뜨거운 쇳덩이로 칼이 아니라 공을 만든 이는 누구일까 어떤 이상한 시인일까 희망은 날개를 달고 있다는데 깃털 하나 없는 쇳덩이를 밤낮없이 나는 멀리 멀리 던졌다
나는 지금 몇 살인가, 길은 막다른 벼랑 어떤 언어가 쿵쿵 땅을 울렸는가 뼈에서 솟은 눈물방울을 아이구 세상에나! 나는 지금도 던지고 던지고 있다
계간 『문학동네』 2018년 가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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