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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옥성 시인 / 황소자리

by 파스칼바이런 2019. 12. 31.

김옥성 시인 / 황소자리

 

 

  다시

  천 개의 심장이 뛴다

  꽃가루 꽃보라 연두와 초록의 사태

  맑은 날

  사람을 사랑하고 생물을 사랑하고 흙을 사랑하고, 공기를

  그리고 별들을 사랑하고

 

  천 개의 심장으로

  두근거리듯 사랑하고

  푸르게 붉게 번져가는

  산처럼 들판처럼

 

  남도의 핏빛,

  그 동백나무들처럼

  천 개의 심장을 뚝뚝

  발등 위에

  떨어뜨리면서

 

  5월 18일 내 생일날

  내가 다시

  황소자리를 지나며

  내 별들에게 붙여준 이름

  아픔

  슬픔

  고픔

  보고픔 배고픔 고달픔 서글픔 애달픔, 나보다 더 커다란 아픔

  돌아보면

  딛고 온 땅마다 삶은 빛나는 성지인 것을

 

  저 별들에는 사람의 이빨이 박혀 있다

  황소의

  심장에 박힌 천 개의 흉터는

 

계간 『문학마당』 2011년 여름호 발표

 

 


 

김옥성 시인

1973년 전남 순천에서 출생. 서울대학교 종교학과와 同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문학박사). 2003년 《문학과 경계》에 소설과 2007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 시로 등단. 학술서로 『현대시의 신비주의와 종교적 미학』, 『한국 현대시의 전통과 불교적 시학』등이 있음. 웹진 『시인광장』 편집위원 역임. 현재 단국대학교 교수로 재직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