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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의섭 시인 / 닮
어느 화랑에 걸린 우울한 초상을 닮은 달 지는 햇살에 눈을 뜨고 찡그린 오래된 사진의 표정을 닮은 달
몇 년 전에 똑같은 얘기를 나눈 것 같았는데 이 카페는 오늘 처음 와본 곳이다 마주보고 앉았지만 마주대한 건 내심이었다
창밖으로 문득 내 뒷모습이 지나간 듯 했다
우리는 지나온 날의 모든 순간을 닮아 있다고 하마터면 소리 지를 뻔 했다 과연 공포를 닮았다는 건가 테이블마다 놓인 냅킨 한결같은 메뉴 모태가 같은 머그컵 모두 비슷하길 마다하지 않는데 다르다면 처음부터 달랐다면
이란성 달이었을 것이다 서로 따로 바라보고 있는 착각의 달
아이스크림엔 소금도 들어간대요 더 달라고 정말 달아져요 정반대 맛인데 단맛을 닮은 거겠죠 완벽히 달라야 닮아갈 게 더 많은 거니까
커피에 비친 두 개의 달을 한 모금씩 삼킨다 조금 더 닮아간다
월간 『현대시학』 2015년 8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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