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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금숙 시인 / 새너토리엄(sanatorium)*
외딴 곳에 가서 잠시 쉬고 오자 지난 주에도 몸을 던지려 했다고? 오락가락하는 기억들과 손가락의 통증과 복화술의 구름 너머로
긴 복도 끝에서 우리들 공항을 내려다보다가 17층을 올려다보다가 더 큰 산 위로 올라와봤지 여기서 집이 바로 코앞이래 저 심연을 향해 비밀을 털어놓으면 바로 집에 갈 수 있대
경계성 인격장애 벽지의 포도를 뜯어 먹다가 밤에 전구를 고치다가 새벽에는 그림을 그리는 너를 위해
고양이 만져도 돼? 방울방울 공기에게 묻다
*결핵과 각종 신경병을 치료하는 요양소. 한적한 곳에서 맑은 공기, 쾌적한 햇빛 등을 이용하여 치료함.
계간 『문학과 창작』 2019년 봄호 발표
나금숙 시인 / 도취에 대하여
영혼을 앗아간다는 빵, 경배자를 찾는 신의 품에서 가져 온 안식 한 웅큼으로 반죽합니다 아침마다 듣는 새소리는 신탁입니다 많은 이에게 자유를 주려는 필라델피아 자유의 종은 첫 타종에서부터 금이 갔다지요 몇번 타종에서 금이 가버린 나도 먼길을 떠나 * * 의 종을 보러 갔지요 내가 가면 다른 도시로 흘러가버리는 종소리를 따라갔어요 죽은 분화구 앞에서 노을이 불꽃을 피우는 곳 하염없는 가능성을 따라가다가 성전 기둥같은 고목 아래 에서 잠을 청했어요 이른 아침이면 배고픈 짐승이나 밤의 새들이 다녀갔지요 먹이가 되다 만 노란 살구 열매들이 향내가 자욱해요 심심한 침묵 뒤에 빛을 뿜고 싶어 안달하는 내 안의 발광체들에게 쉿! 조용히 하라고 했어요 모든 나열과 정렬과 수렴과 조합이 뭉게구름처럼 겹쳐 누군가는 이 하지 축제에 오면 존재에 구멍이 뚫려요
계간 『사람의 문학』 2018년 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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