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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철 시인 / 건기(乾期)
여러 달 비가 오지 않는다 비가 온다 해도 너는 내내 젖지 않겠지만
새로 생긴 하얀 전선줄에 사람처럼 마른 작은 새 같은 것이 앉았다 간다 흔들린다
튀튀한 햇살이 내려와 단단한 너의 뒤꿈치를 쫀다
바람이 물결처럼 전선줄을 건너간다 너는 뒤돌아보지도 않는다
계간 『문학청춘』 2018년 겨울호 발표
김명철 시인 / 암중(暗中)
얼마가 지나야 나의 과거도 빛이 되는 걸까요 노을은 멀리에서 떨어지고 있는데
둘이 있을 때는 아늑하던 어둠이 혼자가 되면 발톱을 세우잖아요
잠시 한 눈을 판 사이 어둠 바깥의 어둠을 빛이라 속은 적이 있지만 더듬거리지도 않고 신발까지 날려먹은 적이 있지만 손이 멀고 생각이 멀었을 뿐입니다
明暗이 갈리면서 하얀 알약처럼 눈이 짤쪽해졌습니다
얼마가 지나야 나의 미래도 빛이 되는 걸까요 어둠이 어둡지 않을 때까지는 어둠을 빛으로 부를 때까지는
계간 『시에』 2019년 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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