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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 시인 / 목어(木魚)
추적추적 지층을 타고 스며든 봄비 언 땅을 움켜쥔 뿌리의 촉을 열어 긴 잠에서 깨어난 산벚 나무 한 그루 파릇한 기지개를 켜고 물의 입자를 빨아올린 허공에서 벌어진 잔치 더덩실 내딛는 발자국 소리 귀 기울이며 추근대는 봄볕 차마 못 이겨 꽃잎 흐드러지게 흩날릴 때 빛살 한 줌 익어가는 동그라미 억겁의 색체가 풀어져 돋아난 잎새 처음 먹은 맘 가지가지 입에 문 초록 물고기 삼십삼천 하늘 바람에 손짓으로 구름 흐르듯 물의 형상을 따라 몸 바꾸는 일 차고 기우는 달 속에 거두어 두고 나, 여기, 지금 살랑살랑 흔들리는 텅 빈 나뭇가지 끝 내원사 대웅전, 추녀마루 잡상을 흠뻑 적신 봄비 내리는 날 향성해(香聲海) 누각에 매달린 목어의 눈 속에서 다시 살아나는 봄.
웹진 『시인광장』 2019년 10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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