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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진 시인 / 겨울 목소리
고추바람 부는 어느 밤거리 마지막 술집에서 외로운 술잔 저 홀로 기우는가
부우허엉! 묶은 거미줄 함부로 쓸리며 동굴 가슴이 운다 부엉이가 운다.
월령가 쑥대머리, 문학사상사, 1990
유안진 시인 / 경복궁(景福宮) 경회루(慶會樓)
경복궁 경회루(慶會樓) 연못으로 가 봐라 물결을 잠깨우는 까치 울음이 있다
눈 닿는 자리마다 흔들리며 떠오르는 그 얼굴도 있다
흙탕물 검은 수렁에 몸 던져 어우러져 죄 짓고 살고 싶은 이승
피와 땀의 꿈길에서 흐느끼다가 홀연히 당도하는 중생(重生)의 문전(門前)
이 한나절은 나 또한 그대 곁에 연(蓮)꽃으로 뜨는 시간
경복궁(景福宮) 경회루 연못가에는
돌로 굳어 꿈을 꾸는 내가 있다 내가 있다.
물로 바람으로, 조광출판사,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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