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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 시인 / 코러스
어떤 후렴은 구름과 동일 성분이라는 거 흘러간 것들만을 모으던 기억 철봉에 거꾸로 매달려 있던 소녀 손이 미끄러져 모래밭으로 떨어질 때 그 순간, 먼 미래가 밀려왔다 되돌아가는 느낌 5초 뒤 나의 흥얼거리는 음역으로 다시 떨어지는 음의 교란
어쩌면 소녀가 내게 들려주려는 노래였을까 삼십 년 전 허밍이 이제야 창문에서 떨려온다
라디오 잡음 속으로 빗줄기가 주파수를 맞추고 노란 호박 안에 불을 켠 것 같은 이름, 5초 전 목소리와 5초 후 목소리가 다정하게 겹칠 때 까만 겹눈의 시차를 생각한다
몇 권의 책이 후드득 책장에서 떨어지는 어느 오후 빈자리에는 점과 선의 배열이 있다 화음이 창밖 구름을 따라 전깃줄에 걸리는 순간 여진처럼 집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월간 『문학사상』 2018년 1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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