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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정임 시인 / 주파수

by 파스칼바이런 2020. 1. 3.

김정임 시인 / 주파수

 

 

식탁의 그릇들이 낯설었다

 

음식을 담았는데 자꾸만 쏟아져서

 

깨진 그릇을 들고 서 있는 것같이

끌어안았던 마음이 자꾸만 새 나갔다

 

둘러 앉아 밥을 먹는 손이 익숙한데

얼굴을 가린 그들 앞에서

 

나만 모르는 사람이 되어가는 중일까

 

어찌할 수 없는 일은 눈을 감아도 멈추지 않아서

 

꿈이 놓여 있던 자리

먼 곳을 여행한 발자국들이 어지러웠다

주파수를 맞출 수 없는 사이처럼

누가 누군지 알 수 없는데

 

혼자 도착한 아침 창에 가을달이 지나가고 있었다

 

 격월간 『시와 표현』 2019년 7~8월호 발표

 

 


 

김정임 시인

2002년 《미네르바》를 통해 등단. 2008년 《강원일보》 시부문 당선. 시집으로 『달빛 문장을 읽다』(문학아카데미, 2008)와  『붉은사슴동굴』(천년의시작, 2013),  『마사의 침묵』(미네르바, 2019)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