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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희 시인 / 鄕歌(remix)
달을 먹고 아기나 하나 더 낳아 볼까요? 하늘에 달이 하나도 없는 변괴가 일어난다면 하긴 요즘 세상에 그까짓 것 변괴 축에나 끼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도솔가 따위 부르며 떼 지어 호들갑 떨지 않고 물소가죽 소파에 앉아 우아하게 커피나 마시겠어요. 물소가죽이 들개가죽쯤으로 변한다면야 몰라도 몇 십 년째 세 들어 있으면서도 미치게 낯선 내 몸 만한 변괴가 어디 또 있을라고요.
아버지는 해만 뜨면 전화를 해 내가니애비다내가니애비다 주문을 외고 지금 그 말을 나보고 믿으란 건지 어머니는 해만 지면 전화를 해 내가니애미다내가니애미다 주문을 외고.
차라리 하늘 밖에 하늘이 또 있다고 하세요. 천당 지옥을 섬기고 염라대왕 옥황상제를 만나라고 하세요. 노래 좀 하는 애들 불러 혜성가나 한 두 마디 시키며 놀게요.
그러니 살아있는 이 변괴를 제발 좀 보세요. 낯이 설어 낯이 설어 미치겠는데 나는 눈가에다 아이크림을 잔뜩 찍어 바르고 하루에도 수 십 번씩 거울을 보는 강심장을 가졌다고요. 사실 구지가는 이럴 때나 한 곡조 뽑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거북아 거북아.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거북아. 머리를 내밀어라. 한 번도 본 적 없는 소문 같은 머리를 제발 내밀어라. 만약 내밀지 않으면 한 번도 본 적 없는 널 찾아 평생에 평생에 평생에 찾아 소문만이라도 구워 먹고 말겠다.
웹진 『시인광장』 2007년 여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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