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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일표 시인 / 알코올
남몰래 흐느낀다 너는 입도 입술도 없이
보이지 않아서 더 아픈 때가 있다 아무 말 못하고 혼자 숨어 우는 사람이 있다 자작나무의 얼굴로 물안개의 젖은 숨결로
밤이 깊어 너의 입술에 도달한 차갑고 뜨거운 속엣말들이 치자꽃처럼 핀다 흰 달빛의 표정으로 어디에도 없는 너는 얼굴을 지우고 머리칼을 지우고 말의 가장 먼 바깥에서 은밀히 휘발하는 비애처럼
소리를 죽이고 마음의 색깔도 지우고 이제는 다 놓아버린 물의 감정들 오직 투명함으로 너는 조용히 일어서서 걸어간다 이슬의 어깨가 파르르 떨고 공기의 입술에 얹어놓은 이름이 휘파람처럼 사라지는
아무도 모르는 곳 물 밖의 어디 먼 곳에 물의 신전이라도 있는 듯 맑고 가벼운 날개, 파아란 눈빛 하나로 찾아가는 아스라이 먼 모든 슬픔의 정결한 성지 가슴 한쪽 없는 이들이 그림자를 끌고 혼령처럼 찾아가는
웹진 『시인광장』 2016년 8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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