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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일 시인 / 回의 완성
석불 앞에 큰절로 엎드린 망부석 제 그림자보다 몸이 크다 뜨거운 마음 하나 들어 있는 몸 필시 돌아올 回자의 원형이다 씨방이 꽃잎 털어낸 자리에 영점을 밀봉하듯 모든 그림자가 몸속으로 지는 정오 몸 바깥으로 길어난 석불 그림자 망부석의 어깨를 슬그머니 민다 여자 그림자가 인연 쪽으로 밀려나간다 이 허술한 문으로 사내가 들이닥쳤을 것이다 흠칫 놀란 여자가 몸을 뒤틀 때 미처 몸을 따라가지 못한 그림자는 겉이 되었다 뒷물하는 여자가 얼마나 씨앗의 자세를 닮았으면 여자의 감은 눈에서 마음이 움텄을까 얼마나 몸 밖을 떠돌면 마음을 자신으로 인정하는 걸까 오로지 몸속으로 돌아가려는 여자 그림자만 망부석의 사방을 에돌고 있다 제 나선 문을 찾지 못한 마음이 몸을 들여다본다 필시 겉과 속이 뒤바뀐 回자의 변형 누가 이 진경을 섬기다 돌아갔는가 뫼비우스의 띠 같은 획순을 끝없이 걷는 사람의 발자국이 끝내 땅의 눈[眼]을 뜨게 했다 지표면 아래에 음각된 눈자위 속에 지표면 위 피사체가 갇혀 있다 망부석이 땅의 눈 밖으로 나서지 못해 回자의 진화는 완료되었다
웹진 『시인광장』 2014년 1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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