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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장석원 시인 / 육체라 불리는 음악과 부드러운 절망

by 파스칼바이런 2020. 1. 9.

장석원 시인 / 육체라 불리는 음악과 부드러운 절망

 

 

  음악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고

  음악은 다시 눈물을 준비하고

  음악은 눈물 아닌 그 무엇도 아니라서

  나는 돌아가 음악을 기다릴 것이네

 

  양갱 같은 고요에 스며들어

  아기가 웃는다 바닥에

  이마를 찧는다 멍에

  입술을 댄다 흡착포처럼

 

  나를 잊지 않은 아기가

  맨발로 나들이 나와

  동자 밖으로 나간다

 

  햇빛이 아기를 데려간다

  햇빛의 선율 속에서

  휘발하는 아기

 

  봄꽃이 주둔했다

  나는 음악보다 무거워져

  불붙는 두려움에 저항할 수 없네

 

웹진『시인광장』 2009년 여름호 발표

 

 


 

장석원 시인

1969년 충북 청주에서 출생. 고려대학교 국문과 및 同 대학원 졸업. 2002년 《대한매일》 신춘문예에 시 〈낙하하는 것의 이름을 안들 睡蓮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가 당선되어 등단. 저서로는 시집으로 『아나키스트』, 『태양의 연대기』, 『역진화의 시작』과 평론집 『낯선 피의 침입』, 음악에세이 『우리 결코, 음악이 되자』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