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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허형만 시인 / 오월이 오면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0. 1. 9.

허형만 시인 / 오월이 오면

 

 

청산(靑山) 가자 그대여

벌나비 너도 가자

봉두난발(蓬頭亂髮) 풀어 풀어

도포자락 휘날리며

절망(絶望)이 무슨 죄(罪)냐

맨발로 달려가자.

오월이 오면 오월이 오면

청산(靑山) 가자 그대여

영산강(榮山江)아 너도 가자

발목이 시어도 쉬지를 말고

고개고개 천파만파(千波萬波)

삼천리(三千里) 금수강산

눈물로 흐렁흐렁 달려가자

오월이 오면 오월이 오면

청산(靑山)가자 그대여

무주공산 둥근 달

허허청청 별도 가자

밤이 가면 날이 새리

이슬 젖어 떨리어도

바람 타고 달려 가자

청산(靑山) 가자 그대여

오월이 오면

오월이 오면.

 

목요시, 실천문학사, 1983

 

 


 

 

허형만 시인 / 이 시대의 꿈을 위하여

 

 

우리 모두 귀를 기울인다

깊은 어둠 속에서

새벽이 다가오는 소리

빛살이 터져 나리는 소리

이 나라 이땅

이 바다 끝끝까지

희망으로 퍼져 흐르는

소리 소리를 찾아

우리 모두 귀를 기울인다

이 시대 우리네 눈물은

단단한 보석이 되고

우리네 아픔은

날카로운 가시로 돋아나는데

이 시대를 숨쉬는 우리네

때깔 고운 사랑은 어디 있는가

오 이 시대의 꿈을 위하여

우리 모두 귀를 기울인다

타는 갈증

번득이는 눈빛으로.

 

萍 문학세계사, 1988

 

 


 

허형만 시인

1945년 전남 순천에서 출생. 중앙대 국문과와  성신여대 대학원 박사과정 졸업. 1973년《월간문학》을 통해 등단. 저서로는 시집으로 『청명』, 『풀잎이 하나님에게』, 『모기장을 걷는다』, 『입맞추기』, 『이 어둠속에 쭈그려 앉아』, 『공초』, 『진달래 산천』,  『풀무치는무기가 없다』 등과 시선집으로 『새벽』, 활판시선집 『그늘』 등과 평론집으로 『시와 역사 인식』, 『영랑 김윤식 연구』 등이 있음.

 한국시인협회상, 영랑시문학상, 한성기문학상, 전라남도 문화상, 우리문학작품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 목포대학교 인문과학대학장 겸 교육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