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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이장욱 시인 / 사랑의 신비로운 표정

by 파스칼바이런 2020. 1. 9.

이장욱 시인 / 사랑의 신비로운 표정

 

 

길 잃은 개들처럼 사랑해

날아가는 총알처럼 사랑해  

비 맞는 지붕처럼 사랑해

 

토요일에는 조금씩 늙어가고

일요일에는 시간 여행을 하고

월요일에는 돈을 세고

 

비 맞는 지붕처럼 무거워지다가

당신을 향해 곧장 날아가다가

길 잃은 개처럼 혀를 내미네

 

감정을 절약하고

장부를 정리하고

발자국들을 생략하고

 

낡은 기분으로 비가 내리네

퇴근시간의 살인을 꿈꾸네

이번 주에도 당신을 사랑해

 

여름의 나무 아래로 은행원들이 지나가고

누구나 은행원이 되고

어느덧 은행원들도

신비로운 표정으로

사랑을 하는 계절이 되고

 

웹진 『시인광장』 2008년 여름호 발표

 

 


 

이장욱 시인

1968년 서울에서 출생. 고려대 노문과와 同 대학원 졸업. 1994년 《현대문학》 시 부문 신인상에 당선되어 등단. 저서로는 시집으로 『내 잠 속의 모래산』, 『정오의 희망곡』,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이 있고,  장편소설 『칼로의 유쾌한 악마들』과 소설집 『고백의 제왕』 과 평론집 『혁명과 모더니즘』, 『나의 우울한 모던 보이 - 이장욱의 현대시 읽기』가 있음. 2005년 장편소설 『칼로의 유쾌한 악마들』로 제3회 '문학수첩작가상 및 2010년 제3회 시인광장문학상 등을 수상.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역임. 현재 〈천몽〉 동인이며 동국대학교 교수로 재직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