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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진 시인 / 사리(舍利)
가려주고 숨겨주던 이 살을 태우면
그 이름만 남을거야 온몸에 옹이 맺힌 그대 이름만
차마 소리쳐 못 불렀고 또 못 삭여낸
조개살에 깊이 박힌 흑진주처럼
아아 고승(高僧)의 사리(舍利)처럼 남을거야 내 죽은 다음에는.
달빛에 젖은 가락, 예전사, 1985
유안진 시인 / 서리꽃
손발이 시린 날은 일기(日記)를 쓴다
무릎까지 시려오면 편지를 쓴다 부치지 못할 기인 사연을
작은 이 가슴마저 시려드는 밤이면
임자 없는 한 줄의 시(詩)를 찾아 나서노니
사람아 사람아 등만 뵈는 사람아
유월에도 녹지 않는 이 마음을 어쩔래
육모 서리꽃 내 이름을 어쩔래.
날개옷, 문학예술사,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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