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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성 시인 / 실종
이 세계의 한 페이지를 찢어 내었다 무서운 사서가 다가오고 있다 손바닥에 밴 땀을 닦으며, 커튼이 바람이 날리는 것을 본다 당신은 세계를 경멸한다고 중얼거려본다 쉰 목소리의 그것은 변명 같은데 킥킥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은데 그러나 무서운 사서가 다가오고 있다 한숨을 쉬면서 당신은 찢어낸 페이지를 가지고 달아난다 세계의 헐렁한 갈피 속에서 눈이 쏟아지고 이상한 메아리가 울릴 것이다 마침내 길을 잃을 것이다
그들은 킁킁거리며 찾아올 것이다 당신은 덜덜 떨면서 최후의 페이지를 영원히 감추고
첫 번째 눈물방울이 허공에 넓게 퍼져간다 파편의 한 페이지를 꼭 쥐고 사서는 차갑게 웃으며 다가오고 빈 페이지 속에 갇혀 영원히 울 것이다
웹진 『시인광장』 2013년 12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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