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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현연 시인 / 생환(生還)
이른 봄의 꽃을 바라볼 때면 잠시
시공간이 어긋난다.
인간의 언어가 들리지 않는 곳,
이승도 저승도 아닌 곳에 무중력의 상태로 떠 있게 된다.
그 곳에선 짐승도 세월도 숨을 죽이고,
고요히 꽃을 들여다보는 나와
나를 바라보는 꽃만이 마주한다.
지나치게 아름다운 것을 볼 때 서글퍼지기까지 하는 이유.
나는 살아 있다고 악을 쓰듯 활짝 입 벌린 꽃과 마주칠 때마다
처음 마주치는 풍경인 것처럼 두근거리게 되는 이유.
꽃은 이 세계에 속한 것이 아니므로.
긴 겨울을 홀로 견디고 돌아와
삶과 죽음 사이에 피어 있는 외롭고 아픈 것이므로.
웹진 『시인광장』 2009년 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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