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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행숙 시인 / 그곳에 있다

by 파스칼바이런 2020. 1. 19.

김행숙 시인 / 그곳에 있다

 

 

  신체는 깎아지른 듯 절벽이 되었어

  기도하기 좋은 곳

  자살하기에 더 좋은 곳에서

  나의 신체는 멈추었다

  나는 그리워했다

  그리워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

  절벽에 매달린 기분으로

  너의 손을 잡았을까

  그런 기분으로

  너의 손을 놓칠 때

  허공을 할퀴는 분홍 손톱들이 활짝 활짝 피어나는 곳에서

  저녁의 꽃처럼 오므리는 곳에서

 

웹진 『시인광장』 2010년 10월호 발표

 

 


 

김행숙 시인

1970년 서울에서 출생. 고려대 국어교육과 및 同 대학원 국문과 졸업. 1999년《현대문학》에〈뿔〉외 4편을 발표하며 등단. 시집으로『사춘기』(문학과지성사, 2003)와『이별의 능력』(문학과지성사, 2007), 『타인의 의미』(민음사, 2010)가 있음. 제8회 웹진 『시인광장』 올해의좋은시상(2014) 수상. 현재 강남대학 국문과 교수로 재직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