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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렬 시인 / 블랙박스의 웃음
혀 사이가 신음한다 비대칭 유리들이 물결에 쌀랑거리는 재앙의 지느러미들 활활 타는 붉은 블랙박스를 껴안고, 놓지 않는 검은 유령의 아이들 비장이 녹아내린다 모든 문명과 언어와 빛은 거짓으로 판명되고 있다 재로 뒤덮인 동쪽 지구의 회색 이튿날도 그 이튿날 아침도 꿈이 아니다 칼날의 빗방울 표창의 비산들이 횡행하는 기이한 입자들이 도착하는 빛의 사투, 그 억제력 일조분의 일조분의 일조분의 천억분의 일의 끝에서 암흑이 되는 심장 그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발코니의 풍경은 갇혀 있다, 벌집은 돌이 된 채 자비로운 금빛 태양의 태평양에서 봄 아침 해가 춥다
웹진 『시인광장』 2011년 5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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