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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시인 / 시인 예수
그는 모든 사람을 시인이게 하는 시인. 사랑하는 자의 노래를 부르는 새벽의 사람. 해 뜨는 곳에서 가장 어두운 고요한 기다림의 아들.
절벽 위에 길을 내어 길을 걸으면 그는 언제나 길 위의 길. 절벽의 길 끝까지 불어오는 사람의 바람.
들풀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은 용서하는 들녘의 노을 끝 사람의 아름다움을 아름다워하는 아름다움의 깊이.
날마다 사랑의 바닷가를 거닐며 절망의 물고기를 잡아먹는 그는 이 세상 햇빛이 굳어지기 전에 홀로 켠 인간의 등불.
서울의 예수, 민음사, 1982
정호승 시인 / 아리랑 고개
아리랑 고개 너머 찔레꽃 핀다기에 아리랑 고개 너머 공단(工團)이 선다기에 찔레꽃 그리워서 라면 하나 끓여 먹고 새벽길 텃밭에서 어머니를 뿌리치고 봄날에 흘린 눈물 봄노래가 될 때까지 봄이 오는 아리랑 고개 홀로 넘는다 아리랑 고개 너머 그리움 있다기에 아리랑 고개 너머 슬픈 사람 산다기에
서울의 예수, 민음사,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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