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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최하림 시인 / 불빛을 그리워한다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0. 1. 28.

최하림 시인 / 불빛을 그리워한다

 

 

바다가 우는 여드렛날이면

바람이 세어지고 여자들이 피 흘리고

봉오리마다에 이슬이 서려, 강안도

대처도 어둠에 잠겨 불빛을

그리워한다 땅끝 멀리 있는

불을 바라보며 불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속이

싸늘한 외로움이여

 

작은 마을에서, 문학과지성사, 1982

 

 


 

 

최하림 시인 / 비가(悲歌)

 

 

저마다의 말로서 내리는

눈을 따라서

 

들리지 않는 눈의 말씀을

따라서 걸어가네

 

그대 곁에서 누가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아무것도 말할 것 없네 잠자리도 없네

 

떠도는 사람의 발길이 더듬은

멀고 먼 골짜기

 

형제들이 죽어서

눈에 덮였네

 

눈에

덮였네

 

작은 마을에서, 문학과지성사, 1982

 

 


 

최하림[崔夏林,1939.3.7 ~ 2010,4.22]  시인

1939년 전남 목포에서 출생.  196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貧弱한 올페의 回想〉이 당선되어 등단.  저서로는 시집으로 『우리들을 위하여』, 『작은 마을에서』, 『겨울 깊은 물소리』, 『속이 보이는 심연으로』, 『굴참나무숲에서 아이들이 온다』, 『풍경 뒤의 풍경』, 『때로는 네가 보이지 않는다』와 시선집 『사랑의 변주곡』, 『햇볕 사이로 한 의자가』, 판화 시선집 『겨울꽃』, 자선 시집『침묵의 빛』 그리고 시전집 『최하림 시 전집』 등이 있음 그 밖에 미술 산문집 『한국인의 멋』, 김수영 평전『자유인의 초상』과 수필집 『숲이 아름다운 것은 그곳이 비어 있기 때문이다』, 최하림 문학산책 『시인을 찾아서』 등을 펴냄. 제11회 이산문학상,

제5회 현대불교문학상, 제2회 올해의 예술상 문학 부분 최우수상 수상. 전남일보 논설위원, 서울예술대학 교수 역임. 2010년 간암으로 他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