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태주 시인 / 상수리 나뭇잎 떨어진 숲으로
오뉴월에 껴입은 옷들을 거의 다 벗어가는 그대여. 가자, 가자. 나도 거의 다 입은 옷 벗어가니 상수리나무 나뭇잎 떨어져 쌓인 상수리나무 숲으로 칡순같이 얽혀진 손을 서로 비비며.
와삭와삭 돌아눕는 낙엽 아래 그동안 많이도 잃어진 천국의 샘물을 찾으러, 가으내 머리 감을 때마다 뽑혀 나간 머리카락들을 찾으러.
가자, 가자. 마지막 남은 옷들을 벗기 위하여 상수리 나뭇잎 떨어진 상수리 숲으로 이젠 뼈마디만 남은 열개 스무개 발가락들 서로 비비며. 열개 스무개 마음의 뼈마디들 서로 비비며.
우리 젊은 날의 사랑아, 청하, 1987
나태주 시인 / 앉은뱅이꽃
발밑에 가여운 것 밟지 마라, 그 꽃 밟으면 귀양간단다. 그 꽃 밟으면 죄받는단다.
굴뚝각시, 오상, 1985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최세라 시인 / 사라지는 모든 것은 가장자리로부터 (0) | 2020.01.29 |
|---|---|
| 정호승 시인 / 아버지의 눈물 외 1편 (0) | 2020.01.29 |
| 우원호 시인 / 꿈 (0) | 2020.01.29 |
| 황지우 시인 / 전령의 외로운 길 외 1편 (0) | 2020.01.29 |
| 신경림 시인 / 산읍기행(山邑紀行) 외 2편 (0) | 2020.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