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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우원호 시인 / 하루살이

by 파스칼바이런 2020. 1. 31.

우원호 시인 / 하루살이

 

 

  동해바다 지류(支流)인 강릉시의 남대천(南大川)*

  황혼으로 붉게 물든 아름다운 그 강가에서

 

  하루살이들이 불꽃 같은 열정으로 춤을 추며

  生의 희열을 만끽하고 있다

 

  수컷들이 위아래로 날며 무리지어 춤추다가

  암컷들이 군무(群舞) 속으로 날아들면

 

  수컷들과 암컷들은 함께 교미춤**을 추며

  혼인 비행을 한다.

 

  그리 혼신을 다해 펼쳐지는

  Sex의 향연(饗宴)이 끝나면

 

  물 표면에 알 덩이를 떨어뜨려

  산란 후 이내 生을 마감한다

 

  딱 오늘 하루뿐인 부유일기(蜉蝣一期)***

  그 짧은 生의 무대

 

  불꽃 같은 열정으로

  하루를 천 년처럼 이승****에서 살다가는

 

  저

  하루살이들은

 

  이 풍진세상(風塵世上)*****에서

  구름처럼 바람처럼

 

  속절없이

  살다가는

 

  인간들의

  자화상(自畵像)

 

 시집 『도시 속의 마네킹들』(시인광장, 2015) 중에서

 

 


 

우원호(禹原浩) 시인

1954년 서울에서 출생. 1983년 육군 중위 예편. 2001년 월간 <문학21> 시부문 신인작품상에 당선. 시집으로『도시 속의 마네킹들』(시인광장, 2015)이 있음. 웹진 『시인광장』 편집주간 역임. 현재 웹진 『시인광장』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