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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우 시인 / 표적
보이지, 꼬리치는 미끼? 속으면 너, 죽어.
먹이 속에 든 갈쿠리 : 밥상 위의 갈치 속에서 물음표(?)를 젓가락으로 끄집어내다. 피 묻은실에 딸려나온 식욕.
중산층은 곧 배반할 거야. 혐오감은 곧 지나가. 수술한 처녀막에 난 고속도로. 부산(釜山)은 진창이야.
실업 불황 강요하는 미일 자본 몰아내자! 침묵하는 자는 부역자다.
난 알았지, 네가 누군지. 내 혈관에서 `헌혈'이라는 이름으로, `혈맹'이라는 이름으로 채혈(採血)하는 너.
우리나라 똥구멍을 타고 흐르는 낙동강. 그리고 낙동강은 똥물이 되어 고요히 쓰시마 해협으로 흘러간다.
그는 하루에 일만 번 에어 드라이버 버튼을 누른다. 그들은 그를 가난해야 일을 하려 드는 족속이라고 부른다.
`초과 이윤'을 그들은 `자본의 연금술'이라 부르기도 하며, 자동화 사격장 표적처럼 불쑥불쑥 일어선다.
그러나 신분증 없이는 한 구간도 지나갈 수 없는 거리. 병정 개미들이 날개 달린 곤충의 목을 끊어놓는다.
젊음이 죄야. 젊은 놈들은 모두 용의자야. 지하도에서 가는 길을 묻는 자에게 새점(占)을 쳐주는 늙은 예언자.
불 꺼! 1309호 불 안 끌 거야? 시발년아 불 안 끌래? 방위병이 가게 문짝을 발로 걷어찬다. 먹구름 밑 항공로를 긴 혀로 핥는 탐조등(探照燈).
어린 시절 참새집에 들이댄 후라쉬, 아 새들도 잠을 자는구나! 까만 작은 눈을 뜬 채 끌려나오는 일가족.
그대들은 아버지 없는 세대, 후레자식들이다. 내가 아버지가 되다니.
내 좆으로부터 태어난 미래여, 덤벼라, 나에게!
우주선이 전송(電送)한 지구사진. 하염없이, 잎이 피고 눈 내린다. 사람들이 산다.
검은 라이방 안경을 쓴 박정희소장(朴正熙少將)이 강을 건넌다. 덴노이까 반자이! 도스께끼! 앞으로 갈수록 뒤로 `빠꾸'하는 수레바퀴를 타고,
그들은 왔다. 한강에서 북악까지, 생각해보면 1밀리미터도 안 되는 그 길. 강제 추행이었어. 그 세월 넘도록 삶은 수치심이야.
그대, 보았어? 온몸에 신나를 끼얹고 대기권으로 들어오는 꽃다운 유성(流星)을.
아아 역사여, 뇌성번개여, 피뢰침 밑으로 들어간 자를 쳐라! 나를 쳐라! 나를 먼저 쳐다오! 금간 하늘이 드러내는 두려워하는 얼굴. 내 마음이 만든 이 두려움을 박살내다오!
망월(望月)로 가는 길. 그 황톳길. 묘비도 팻말도 없는 무덤에게 가는 길. 이제 참회하지 말고 나가 싸우라! 돌아오는 그 길은 그렇게 내게 말했다.
가자, 내 아픈 식구들아! 이 진창 속에서, 진창 속의 낙원으로.
나는 너다, 문학과지성사,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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