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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우 시인 / 호남의수족관(湖南義手足館)
점심 시간에 몰려나와 개고기를 먹는 뻘뻘,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아가면서 저 뜨거운 불성(佛性)을 우그작우그작 먹어치우는 빤들빤들한 건강체(健康體)들이 내 눈에는, 허깨비 같다
허깨비 같다, 훅 불면 바슬바슬 진흙먼지 흩어지는 몸의 일부들이
전남대학(全南大學) 대학병원(大學病院) 로터리 한켠 호남의수족관(湖南義手足館) 유리 진열대에 놓여 있다
볼트로 관절을 연결한 플라스틱 다리들, 팔뚝들 그리고 자잘한 손금이며 퍼런 실핏줄하며 분홍빛 손톱의 흰 초승달까지 영락없이 `살아 있는' 사람 손 같은 살색 고무손,
전생대(前生代) 얼음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저기, 아직도 구멍 흔적이 남은 대학병원 붉은벽돌 앞 히말라야 소나무를 가리킨다, 가리키는 듯하다
링겔병을 꽂은 채 환자가 소나무 아래 휠체어에 앉아 있다 아, 아픈 사람만이, 실감(實感)난다, 사람 같다
비로소 사람에 가까워지려 저렇게 끙끙거리는 푸른 세로줄 무늬 환자복이 휠체어를 밀며 히말라야산(山)으로 가고 있는 사이 또 금남로(錦南路)에 대학생들이 나타났는지 십방(十方)으로부터 길이 방사선으로 들어오는 로터리,
꽉, 막혀 있다 목에 쇠가시가 걸린 듯 무쇠 말들이 차선(車線)에서 클랙슨 방귀, 빵빵거리면서 헛 시간(時間)을 뀐다
하루하루 삶이 그저 일상(日常)이지만 삶, 바로 그것이 시간성(時間性)이기 때문에
축 늘어진 사람을 업고 누군가 응급실 쪽으로 뛰어가고 호남의수족관(湖南義水足館) 건너편 보신탕집 앞 르망, 스텔라 들이 금덩어리 개새끼처럼 땡볕 아래 무릎을 꿇고 있다
都 속의 연꽃, 문학과지성사,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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