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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겸 시인 / 꽃들은 시간에 창백하게 말라가네
선교사 부인 플로렌스 크레인이 그린 들꽃 수채화와 한국말과 영문 통상명과 학명이 남도의 전설과 함께 기록된 양장본 책 「flowers and folk-lore from far korea」 1931년 도쿄에서 출판해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인기가 있었다는 양장본 책 「flowers and folk-lore from far korea」 1969년 서울 가든클럽에서 복각한 한정판 5백부를 육영수가 구입해 주한 외교사절 부인들에게 선물한 「flowers and folk-lore from far korea」
야생화 매니아 고교 동창 장원영이 인터넷을 뒤져 신림동 중고서점에서 간신히 찾아낸 「flowers and folk-lore from far korea」 누가 채 갈까봐 책값 200,000원을 얼른 지급하고 벽안의 첩을 들이는 심정으로 기다려 컬렉터의 기쁨을 맛보았다는 「flowers and folk-lore from far korea」
세월유전을 해서 동창의 서재에까지 도착했지만 그 다음 여정은 또 어디로 가는 운명인지 아무도 모르는 휘귀본 책 『flowers and folk-lore from far korea』 플로렌스 크레인의 이국 눈이 그린 그 옛날 꽃들은 태평양 너머 한국의 남도에서 피었다가 스러졌지만 플로렌스 크레인의 기억에 남고 수채화의 거울에 남아 그 향기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꽃들-시간에 창백하게 말라가는 그림 꽃들이 압화(壓花)처럼 살아있는 『flowers and folk-lore from far korea』
반년간지 『세종시마루』2019년 상반기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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