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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원 시인 / 비밀 정원
더러운 우리 속에서 뒹굴던 그는 그 넉넉한 살집 속에 아무도 모르게 꽃을 피워 놓고 낙엽을 떨구고 갈매기를 기르기도 합니다
불그레한 뺨 옆에 핀 꽃은 덩달아 분홍이요 갈매기 접은 날개는 언제 푸드득거릴지 모를 일이지요
허기진 이들이야 그저 꽃살, 낙엽살, 갈매기살, 항정살…… 구워 먹기에 바쁘지만 그게 다 그에게는 아름다운 비밀 정원이었던 셈입니다
누구나 비밀 한 뙈기쯤 깊은 살 속에 숨겨 놓고 있듯이
계간 『제3의 문학』 2019년 여름호 발표
강기원 시인 / 숨은그림찾기
물이 반쯤 담긴 컵 속에 그의 입술이 남아 있다
허수아비처럼 걸린 옷 속에 그의 팔이 조금 남아 있다
해바라기하던 흔들의자의 한쪽 다리 가만히 보니 흔들리던 그의 다리다
테 굵은 안경 속에 수심을 알 수 없던 그의 눈빛
분신 같던 검은 가방 속 웅크린 그림자가 담겨 있다
필사 노트 위 잘린 손가락 같은 펜 여전히 그의 냄새를 붙들고 있는 방 안
주인 잃은 손전화 벨 소리 아득히 울려온다 환청인 듯 아닌 듯
계간 『시인시대』 2019년 가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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