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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석민재 시인 / 개 좀 빌려줘 봐

by 파스칼바이런 2020. 2. 4.

석민재 시인 / 개 좀 빌려줘 봐

 

 

좋은 시절은 빨리 먹어버리자

태어나자마자 늙어버리자

해피, 해피, 해피만 부르는 아침에

맞을수록 잘 웃는 개가 죽었지

어디까지가 입구고 어디부터 출구야

사탄 같은 사탕을 물고

개 좀 빌려줘 봐

낭비되는 개처럼, 노래 좀 불러줘 봐

문 앞에서 노래 부르는 세상 모든 개를 압축하자

Rock, Rock

개보다 가볍게 희희 Rock Rock

춤이나 출까

심심한데 교회나 갈까

다시,

개 한 마리 사겠다고 저 구멍을 통과해야 하나

개는 고기가 아니라서

나는 개도 아니면서

배는 고픈데

매일 걸작이 구워지는구나

족족, 히트를 치는 구나

 

계간 『포지션』 2018년 봄호 발표

 

 


 

석민재 시인

경남 하동에서 출생. 2015년 《시와 사상》으로 등단. 2017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으로 『엄마는 나를 또 낳았다』(파란, 2019)​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