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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니 시인 / 망와(望瓦)*
세 개의 다리를 가진 새의 이야기를 들었다
첫눈이 내리면 눈이 빨개진다는 새는 눈사람을 사랑해서 몸이 하얗게 타버렸다고 했다
시집간 막내딸이 흘린 눈물로 몸을 씻다가 달이 되었다고도 하고
새의 비밀을 알고 있는 노인이 마당을 서성이다가 꽃을 피우는 걸 봤다고도 했다
다리가 세 개라서 날지 못하고 지붕만 쪼아 먹는다는 새
눈이 마주쳤다
지상의 모든 이야기는 거짓이었다 그것은 그저 한조각의 바람, 다리가 세 개인 바람이었다
*망와(望瓦) : 지붕마루 끝을 장식하는 기와
시집 『냉장고를 먹는 기린』 (밤북, 2017) 중에서
김고니 시인 / 달의 발자국
산비탈에 새겨진 발자국을 따라간다
허기진 눈꽃도 울음을 울던 밤 터덜터덜 산으로 돌아가던 짐승이 발자국으로 배를 채운다
별의 눈물로도 채울 수 없는 허기
비틀거리는 시린 발목
발자국의 주인은 아마도 달이었을 것이다
눈꽃이 되어버린 짐승을 업고 하늘로 돌아가던 야윈 달
시집 『달의 발자국』 (밤북, 2016)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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