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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호 시인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ㅡ回憶
아스라이 먼먼 옛날부터 그 수려함과 웅장함이 중국 명산 화산(华山)과도 비견되는 백운대와 인수봉, 만경대의 세 봉우리가 하늘 높이 솓아 있어 천하의 장관인 삼각산(三角山)과 산세가 완만하고 비경이 손꼽히는 수락산(水落山)과 산의 정상부가 마치 부처님의 모습을 닮았다고 패서 불려지는 불암산(佛巖山)에 둘러싸여 있어 그 대자연이 절경이던 성북구(城北區) 장위동(長位洞)의 소곤내와 북쪽에서 남쪽으로 한가로이 흐르던 내(川)의 물줄기의 방죽 둑의 소롯길을 따라 가지들을 길게 늘어뜨린 버드나무 길과 둑 아래의 드넓었던 모래사장 그리고 동구밖에 있던 수백 년도 더 된 고목(古木)의 느티나무 두 그루와 한 폭의 동양화를 감상하듯 해마다 연꽃들이 아름답게 피고지던 그 옛살래비** 연못과 복숭아꽃 만개하던 그 너른 과수원과 천변 포도밭과 아름드리 밤나무의 군락지는 자자손손 대를 이어 그곳에서 살아가던 사람 모두에게 무릉도원(武陵桃源)이요, 낙원(樂園)이던 그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산과 들에 진달래가, 과수원엔 매화꽃과 복사꽃이 그리고 가가호호 앞마당과 울타리에 노란 개나리꽃 만개하는 봄이 되면 아낙들과 젊은 처자들이 바구니나 소쿠리를 들고 나가 밭둑이나 논둑, 산기슭에 파릇파릇 돋은 쑥과 냉이들을 뜯고, 여름이면 개구쟁이 동무들과 소곤내서 발가벗고 물장구를 치며 미역감고나면 한강에서 중랑천의 물줄기를 거슬러서 이곳까지 올라와서 서식하던 송사리와 빠가사리, 버들치와 누치, 몰개, 참게, 강준치와 모래무지, 지방마다 다르지만 표준어가 동사리인 뚜굴무지, 대농갱이, 쏘가리와 황쏘가리, 가물치와 메기, 잉어, 붕어, 참붕어와 각시붕어, 동자개와 꺽지. 은어들과 숭어까지 온갖 물고기나 주변 논두렁서 미꾸라지들을 삼태기로 잡아 동네밭서 동무들이 서리해온 무와 파와 양파, 감자들과 부모 몰래 가져나온 두부까지 양념으로 곁들여서 숭숭 썰어 양은솥에 넣고 칼칼하고 매콤하게 고추장을 풀어 냇가에서 철렵해서 먹고, 다시 배가 고파지면 먹골 배와 수박들과 참외들과 옥수수와 복숭아와 탐스럽게 주렁주렁 달려 있던 정식이네 포도밭의 포도들을 서리하던 그 옛날 어린 시절에 동네 개구쟁이 철부지들의 낙원(樂園)이던 그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푸른 잎이 무성하여 가지마다 매미들이 앉아 여름 내내 목청껏 소리내며 울던 두 그루의 정자나우 그늘 아래에선 여기저기 돗자리를 펴고 앉아 노인들이 한가로이 장기도 두거나 이따금씩 여인들이 모여 수다들도 떨고, 지나가던 길손들이 흘린 땀을 식히면서 잠시 쉬어가던 그곳, 동네 꼬마들이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종일토록 자유로이 뛰어놀고 밤이 되면 정자니무 꼭대기의 망루에서 부엉이가 부엉부엉 밤새 울며 마을의 수호신이 되어주던 그곳, 장위동의 사람들과 모든 길손들의 안식처가 되어주며 모두에게 낙원(樂園)이던 그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가을날의 들녘에는 오곡백과 무르익고 집집마다 해마다가 풍년이요, 농한기의 겨울날엔 화롯가에 가족들이 오손도손 둘러앉아 고구마와 감자들을 구워 먹으면서 밤새도록 정담을 나누던 회억(回憶) 속의 바로 그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우이동서 발원하여 중랑천을 거쳐 한강으로 흘러가는 소곤내의 물가 주변 그 너른 모래사장 벌판에는 종다리와 비오리와 흰비오리, 물총새와 박새, 솔개, 부엉이와 매와 송골매와 독수리와 황조롱이, 흰죽지와 댕기흰죽지와 검은머리흰죽지, 지빠귀와 노랑지빠귀와 개똥지빠귀와 흰배지빠귀와 원앙, 기러기와 백로, 청둥오리, 고방오리, 흰빰검둥오리, 해오라기, 검은댕기해오라기, 두루미와 황새 같은 철새들이 사시사철 날아들어 저 멀리 병풍처럼 둘러싸인 삼각산과 수락산과 불암산을 배경으로 인간들과 공생하며 살아가던 철새들의 낙원(樂園)이던 그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이웃집엔 식구들이 몇 명이고 숟가락과 젓가락이 몆 개인지 알 수 있고, 잔칫날과 초상날에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서로 함께 하고, 농번기가 되면 모심기와 밭매기로 서로 품앗이를 하며 도와가며 살아가던 정과 인심 또한 넘쳐나던 나의 고향, 성북구(城北區) 장위동(長位洞) 사람들의 닉원(樂園)이던 바로 그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정지용[鄭芝溶, 1902. 5.15 ~ 1950. 9.25] 시인의 〈鄕愁 (향수)〉중의 독백조의 후렴구를 인용. ** 옛날에 살던 고향이란 뜻의 북쪽 지방 사투리
계간 『창작21』 2019년 가을호 발표
우원호 시인 / 화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과 모나리자
미술, 조각, 건축, 해부, 천문, 지리, 토목, 수학, 과학, 음악에 천재성을 발휘하던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화가이며 조각가요, 해부학자, 천문학자, 지리학자, 식물학자, 발명가요 음악가로 많은 분야에서
인류문화 유산으로 위대한 업적들을 남긴 다 빈치, 그는
어린 시절부터 호기심이 많아
해와 달과 Aquario 아쿠아리오(물병자리), Cancro 깐끄로(게자리), Leone 레오네(사자자리), Toro 토로(황소자리), Ariete 아리에떼(양자리), Gemelli 제멜리(쌍둥이자리), Vergine 베르지네(처녀자리), Bilancia 빌란치아(천칭자리), Scorpione 스코르피오네(전갈자리), Capricorno 카프리꼬르 노(염소자리), Pesci 뻬쉬(몰고기자리), Sagittario 싸지타리오(궁수자리) 같은 그의 조국, 이탈리아 밤하늘의 별자리들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 피렌체의 작은 도시 빈치 하늘 위를 자유로이 둥둥 떠다니던 구름들과
그 아래로 그림처럼 펼쳐진 높고 낮은 구릉마다 너른 포도밭들 그리고 올리브 과수원의 풍경들과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 (Basilica di Santa Maria del Fiore), 산조반니 세례당, 피렌체대성당과 조토의 종탑 같은 꽃의 도시, 피렌체의 고대 건축물들
모든 것이 호기심의 대상이던 그가
눈으로 보이는 신비함의 대상들을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이 될 때까지
그리고 되풀이해 또 다시 그린 그가
神의 계시(啓示)인가? 神의 사도(使徒)인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죽기 전날, 열두 제자와 함께 만찬을 나누었다'는 마태 복음 26장 20절, 마르 복음 14장 17절, 루가 복음 22장 14장 성경의 말씀을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에 神이 내린 재능과 神이 내린 능력으로 神의 경지에서 그린
인류 최고(最古)의 걸작(傑作) 〈최후最後의 만찬晩餐〉을 완성하고
대화가(大畵家)의 명성(名聲)을 얻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가
피렌체의 거상이던 조콘다의 요청으로
안토니오 마리아 디 놀드 게라르디니의 딸이면서 그의 아내, 리사 게라르디니(Lisa Gherardini)를
몇 번이나 그리고 되풀이해 또 다시 그린 그가 4년 넘게 그린 「리자 부인」이란 제목의 인류 최고(最古)의 또 하나의 걸작(傑作)이 된 작품 모나리자(Mona Lisa)!
명암의 부드러운 처리와 색감의 깊이를, 스푸마토(sfumato) 기법*으로 표현해낸 완벽한 구도와 조화로운 색감이 빚어낸 신비로운 미소와 마치 살아 숨을 쉬고 있는 듯한 표정의
젊고 매력적인 여인女人,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인(女人) 스물일곱 살의 관능적인 매력의 저 리자 부인!
500년 동안 이 세상 모든 이의 사랑하는 연인(戀人)이 된 모나리자(Mona Lisa)
정녕 화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의 작품인가? 神의 작품인가?
*스푸마토(sfumato) 기법: 안개처럼 색을 미묘하게 변화시켜 윤곽선을 자연스럽게 번지듯 그리는 명암법리라는 의미의 이탈리아語.
월간 『모던포엠』 2019년 가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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