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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우원호 시인 / 詩人 尹東柱가 되어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0. 2. 8.

우원호 시인 / 詩人 尹東柱가 되어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동안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 겨울 동안

 

내내

나는

 

일 년 삼백예순 날을 뜨고 지는 저 하늘의 붉은 해를 바라보며

 

팽창하는 우주의 반문명적 사고들과 영원히 작별을 고하면서

또다시 날마다 새로운 우주의 탄생을 맞이하네

 

일 년 삼백예순 날을 뜨고 지는 밤하늘의 달과 별들을 바라보며

 

45억 년 지구의 역사의 부조리한 시대들과 작별을 고하면서

또다시 날마다 새로운 지구의 탄생을 맞이하네

 

그때마다  우주에 존재하는 만물과

그들의 신들을 만나기도 하네

 

그리고 누구보다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시인인

나는

 

날마다  신들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면서 새로이 펼쳐질 우주의  미래를 환상으로 그려보네

시로 노래하려 하네

 

누구보다 우주 만물의 생성과 출현의 과정을 깊이 천착하며

신과 같은 철학자의 삶을 살던 로마 시대의 詩人

 

루크레티우스가 되어

베르길리우스가 되어

 

새로이 펼쳐질 우주의 탄생을 장엄하게 노래하고 우주의 미래를

빛나는 문장으로 노래하고

 

누구보다 선지자의 마음으로 숭고하고 아름답게 별을 노래했던

시인 윤동주가 되어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

 

그런 삶을 노래하리

그런 삶을 찬양하리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하는 시인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하는 시인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시인의 길을

운명처럼 숙명처럼 걸어가는**

 

시인의 길로 걸어가리

 

나한테 주어진 시인의 길을

운명처럼 숙명처럼 걸어가는……

 

*윤동주[尹東柱, 1917.12.30 ~ 1945.2.16] 시인의 〈서시(序詩)〉를 일부 改作

**윤동주[尹東柱, 1917.12.30 ~ 1945.2.16] 시인의 〈서시(序詩)〉를 일부 改作

 

계간 『창작21』 2019년 가을호 발표

 

 


 

 

우원호 시인 / Also sprach Zarathustra*

ㅡ인생人生 그리고 고독孤獨

 

 

본디 인간들의 생生의 고향은

 

저마다의

 

고독(孤獨)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저자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의 서설(敍說)처럼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사상과 정신을 상징하는

 

인생이란 무대에서

고뇌하며 살아가는

 

저 외로운

성자(聖子)들의

 

고독(孤獨)한 생(生)의

투쟁이여!

 

고독(孤獨)이여!

 

*독일의 철학자 프레드리히 빌헬름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의 저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원제(原題).

 

계간 『시인시대』 2019년 가을호 발표

 

 


 

우원호(禹原浩) 시인

1954년 서울에서 출생. 1983년 육군 중위 예편. 2001년 월간 <문학21> 시부문 신인작품상에 당선. 시집으로『도시 속의 마네킹들』(시인광장, 2015)이 있음. 웹진 『시인광장』 편집주간 역임. 현재 웹진 『시인광장』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