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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령 시인 / Del
잘못 내뱉은 말들을 지워준다는데
내 부끄러움과 아픈 날들 누구에게 부탁해야 하나
뿌연 안개더미처럼 다리를 휘감는 수초처럼
놓아주지 않는 감정의 찌꺼기 Del key를 누른다
젊음을 유예하고 노년을 가불해서 살던 날 Ctrl+Z를 눌러 이전으로 되돌린다
내가 건너왔던 그 시간들은 0과 1로 이루어진 세상 어딘가 저장되어 있을까
어찌 알 수 있으랴 지금 이 삶이 이미 지우고 다시 쓰는 생인지
웹진 『시인광장』 2019년 11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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