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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김령 시인 / Del

by 파스칼바이런 2020. 2. 20.

김령 시인 / Del

 

 

잘못 내뱉은 말들을 지워준다는데

 

내 부끄러움과 아픈 날들

누구에게 부탁해야 하나

 

뿌연 안개더미처럼

다리를 휘감는 수초처럼

 

놓아주지 않는 감정의 찌꺼기

Del key를 누른다

 

젊음을 유예하고 노년을 가불해서 살던 날

Ctrl+Z를 눌러 이전으로 되돌린다

 

내가 건너왔던 그 시간들은

0과 1로 이루어진 세상 어딘가

저장되어 있을까

 

어찌 알 수 있으랴

지금 이 삶이

이미 지우고 다시 쓰는 생인지

 

웹진 『시인광장』 2019년 11월호 발표

 

 


 

김령 시인

전남 고흥에서 출생. 2014년 토지문학제 평사리 문학대상 시부문 당선. 2017년 『시와 경계』 신인상 당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