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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혜 시인 / 사랑굿 33
나만 흐르고 너는 흐르지 않아도 나는 흘러서 네가 있는 곳으로 간다
흐르다 만나지는 아무 데서나 빛을 키워 되얻는 너의 모습
생각이 어지러우면 너를 놓아 버리고 생각이 자면 네게 가까이 가 몇 개의 바다를 가슴에 포갠다.
사랑굿 1, 문학세계사, 1985
김초혜 시인 / 사랑굿 38
그대 어디로 가는가 어둠에서도 빛을 나눌 다사로움 마련했으니 정화(淨化)의 불 속에서 새로 태어납시다
엇갈려 감겨 있는 여러 생각 풀어 버리고 만나면 우리 백치가 됩시다
눈물은 물리고 탈 바꾸어 아무데서나 서로 향해 오는 등불이 됩시다
속된 일에 고달프지 말고 더러는 우둔하면서 세속 밖의 꿈을 꿉시다.
사랑굿 1, 문학세계사, 1985
김초혜 시인 / 사랑굿 40
물이어라
이룬 것 없는 듯 이루는
너를 잠기게 할 수 있고 네 속에 들 수 있는
죽어도 딴 마음 가질 줄 모르는
작은 것으로 큰 것을 머물게 하는
나를 잃지 않으면 너를 붙잡아 둘 수 있는
물이어라.
사랑굿 2, 문학세계사, 1986
김초혜 시인 / 사랑굿 41
하늘에 해가 하나이듯 물 흐르는 도리에 두 가지가 없어라
그대로가 하나이어 마음에 두 길을 내지 못하고 짧은 생명에 갇히어 내 영혼은 울어라
산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닌 채 어지러움을 견디며 세월을 돌려 놓아도 눈 먼 돌 속에 아득히 있는 그대.
사랑굿 2, 문학세계사, 1986
김초혜 시인 / 사랑굿 43
오늘은 강물이 무슨 일로 한밤내 울고 있는가
흔들리며 웅얼웅얼 어떤 추억을 우는 것인가
달도 쉬어가고 그리움도 쉬어가는 월류봉(月留峯)에 분꽃은 수줍은데
건드리면 눈물이 될 마음을 안고 그대에게 가야 하리 불이 꺼져도.
사랑굿 2, 문학세계사,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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