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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혜 시인 / 사랑굿 53
그대 있기에 이 봄을 버릴 수가 없으니 꽃도 아파라
살이 아파하는 소리 뼈가 못 들은 채 이대도록 한나절 갈피를 못잡고
나 못 들은 채 그대 못 들은 채 눈물도 가두고 기쁨도 가두고
잊어버리자 허리 꺾어 내려 누르는 이 머언 뜻을.
사랑굿 2, 문학세계사, 1986
김초혜 시인 / 사랑굿 96
봄이 올 때는 봄의 마음으로 되돌아가게 하고
겨울이 오면 겨울로 데려다 놓는 그대
땅을 벗어나 살 수 없듯 그대 눈에 하늘을 두르고 있는 한
해가 지지 않아도 해가 뜨지 않아도 그대는 나의 고요한 중심.
사랑굿 2, 문학세계사, 1986
김초혜 시인 / 사랑굿 108
나를 고집하여 생긴 병입니다
그림자만 걷는 이 길은 멀어 끝없는 길입니다
뜻하는 길로 가지지도 않고 가로 질러 갈 수 없는
얼굴이 자신에게 안 보이는 길입니다.
사랑굿3, 한국문학사, 1986
김초혜 시인 / 사랑굿 109
그대와 내게 괴로움이 없다면 어디에 마음을 기댈 수 있나
괴롬에 깊이 머물면 성내는 마음 견뎌지고 무엇이나 빛이 되리
비록 괴로움의 끝에 설 수 있다 해도 기쁨을 두려워 꺼릴 줄 아는 몽매함 가졌어라.
사랑굿 3, 한국문학사, 1988
김초혜 시인 / 사랑굿 111
그곳이 어디든 무심한 곳으로 나는 가고 싶네
세상살이로 흐려진 눈 밀어 버리고
혼자서 무어라 지껄인대도 둘어 줄 이 없는 적막에 싸여
그대를 조금씩 단념하면서 적막을 보태어 살다가 보면 설움도 나를 놓아주리니
사랑굿3, 한국문학사,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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