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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류경희 시인 / 마주보기 외 5편

by 파스칼바이런 2020. 3. 13.

류경희 시인 / 마주보기

 

 

눈감지 말기

서로 바라 보고 웃어주기

 

숨 소리 들릴 듯 말 듯

가슴을 숨기고

눈으로만 말하기

 

마주 보기

사랑 할 수 있는

따듯한 감정 주고 받기

 

잠시

이대로 서로를 느끼기

먼저 눈 깜빡이는 사람

술래하기로 하기

 

우리는 지금 이대로

웃어주기

그리고 진심으로 따뜻하게

가슴으로 안아 주기

 

 


 

 

류경희 시인 / 물어 보고 싶습니다

 

 

진정 사랑으로

나에게 다가오셨는지요

 

나를 바라보았던

그 눈빛은 설마 동정은 아니였지요

 

내가 가끔

당신 앞에서 밀랍인형 처럼 굳어 버려 던

애태웠던 가슴을 느끼셨는지 요

 

내가 당신에게 부족한 것 압니다

당신이 나에게 과분함도 압니다

 

나에게 부족한 것이 있다면

사랑의 언어로

고백하지 못했던 바보였습니다

 

당신이 멀어지는 것 같아 아픕니다

허망한 마음이 듭니다

 

너무 멀리 가지 않길 바랍니다

내 손닿을 정도에 늘 있어 주셔야 합니다

 

마음을 다시 한 번 예쁘게 포장합니다

당신을

더 많이 사랑하겠다는 제 마음을 보냅니다

 

 


 

 

류경희 시인 / 바다가 말을 한다

 

 

아침에 기지개로

새벽을 깨운다

 

나른한 마음 조금 더

이불속에 묻고 싶지만

 

어느새 파도소리

내 귓전에 들린다

 

바다는 서서히 몸을 푼다

해는 분홍빛으로

세상을 물들일 채비를 마친다

 

파도 소리

나를 흔들어 깨운다

 

더 착하게 살라고

더 사랑하라고

교만을 버리라고 속삭여 준다

 

 


 

 

류경희 시인 / 발렌타인데이

 

 

작은 초콜릿 하나

손에 쥐고 행복한

떨리는 나의 마음

 

고백을 할까

내 고백 받아줄까

설레임으로 심장이 쿵쾅

 

사랑은 언제나

초콜릿처럼

달고 오묘한 맛 지금

내 가슴에 있는 사람처럼

 

(류경희·시인, 1964-)

 

 


 

 

류경희 시인 / 보냈어요 제 마음

 

 

오늘

예쁘게 포장하여

당신에게 보냈어요

받았어요 제 마음

 

사랑은 이렇게

늘 애처롭고 안스럽고

걱정하면서 투정 만 부리네요

 

당신은 아시고 있었지요

제가 또 투정 부린다는 것을

그래서 기다리고 계셨었지요

또 그러다 말겠지 했나요

 

당신은 그렇게

내 머리꼭대기에 계셔서

나는 늘 사다리 놓고 올라 서 있네요

 

 


 

 

류경희 시인 / 사랑보다 더 아름다운 말 없어요

 

 

겉으로 판단하지 말아요

꽃이 화려하다고

향기까지 좋을 순 없어요

 

꽃이 시들었다고

향기까지 시들지 않아요

 

가슴을 적시는 사랑

어떠한 아픔과

시련이 닥친다 해도

이겨 낸 후에

사랑이 더 가까워지잖아요

 

저절로 피어

나는 꽃은 없어요

 

사랑

억지나 강요로 원한다면

촉촉했던 가슴이

메말라 가는 사막이 될거예요

 

사랑보다

더 아름다운 말 없어요

 

사랑은

일기 쓰듯 연애 편지 쓰듯

가슴이 울리는 대로

적어 가는 詩 예요

 

 


 

류경희 시인

2004년 《시와 세계》 를 통해 등단. 시집으로 『내가 침묵이었을 때』가 있음. 영시집 『INK GARDEN』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