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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희 시인 / 황금과 사과 이야기
황금사과는 아가프 공작의 정원에 있네 밤이 되면 황금사과가 눈을 뜨네 황금사과를 딸 수 있는 건 그의 어린 딸뿐, 천둥번개가 쳐도 한 번 눈 뜬 사과는 빛을 잃지 않네 높은 담벼락 주위엔 허기진 탐욕쟁이들이 덩굴처럼 얽혀있네 황금사과의 눈빛에 이끌려 날아온 불새 수정구슬 같은 맑은 눈으로 밤새 노래하네 아가프 공작은 늙어가고 그의 성숙한 딸은 남편감을 기다리네 황금사과를 딸 수 있는 사내를 기다리던 어느 날 하늘을 나는 이리를 타고 온 한 사내, 황금사과를 향해 손을 뻗쳤네
불새의 불타는 깃털을 잡아채려다 눈을 떴네 불새는 온 데 간 데 없고 황금사과 하나 내 오른손이 움켜쥐고 있네
계간 『시와 문화』 2015년 겨울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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