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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최문자 시인 / 청춘

by 파스칼바이런 2020. 5. 16.

최문자 시인 / 청춘

 

 

등 뒤가 자꾸 아름다워지네 사랑하다 지갑을 잃어버린 곳

 

청춘은 구체적 알몸 무섭게 무성해지다 부서지기 쉬운 나뭇닢 겁 없이 입술 같은 매혹 깊은 물에 빠지지 물은 키가 자라도 한 모금도 발각되지 않아 세상이 노란데 욕망의 끝까지 노란데 한 모금만 물을 껴안고 있어도 파랗게 보였지 물 엎지른 자리 온갖 위험한 흙들이 사람처럼 모였지 벌써 몇 번째 젖었나 젖으면서 피어나는 푸른 가지들 내게도 몇 개 있었지 주는대로 물을 마시며 잔을 비우고 무작정 가능해서 습관처럼 수없이 깜빡거리다 꿈 속에서 흰 눈이 내리고 점점 푸른 시력을 잃었지

 

격정의 물과 멀어진 서가 옆에 오래 서있다 눈과 마음 사이 그 많던 적들을 버리고

 

계간 『시와 정신』 2019년 겨율호 발표

 

 


 

최문자 시인

1947년 서울에서 출생. 198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졸업. 현대문학 박사. 저서로는 시집으로 『귀 안에 슬픈 말 있네』, 『나는 시선 밖의 일부이다』 등과 그밖의 저서로는 『시창작 이론과 실제』『현대시에 나타난 기독교사상의 상징적 해석』등 다수가 있음. 협성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및 제6대 협성대학교 총장 역임. 2008년 제3회 혜산 박두진 문학상, 2009년 제1회 한송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