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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은 시인 / 명랑
어떤 시간들은 없겠습니까 눈은 첫눈을 건너뛰고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서 헤어진 애인도 없이 눈이 내리든 노란은행잎이 쌓이든 4월의 살구나무 밤이 찾아오든 아무 상관없는 내가 지나간다
누군가의 주머니에 손을 넣어 본 기억 슬며시 손깍지가 풀리던 기억 당신을 오래도록 만지던 기억
나의 불우가 당신에게 옮겨가지 않기를
그때 나는 지나치는 정류장이었고 정확한 방향을 알지 못했다
한 발이 어디에 있든 다른 한 발은 반드시 땅을 딛고 있을 것
나의 청춘은 비껴가는 눈이었으나 명랑하였다
웹진 『시인광장』 2020년 2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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