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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홍 시인 / 1234567
아라비아 숫자이다 화려한 그래픽과 텍스트의 복잡한 사상도 숫자로 정의할 수 있다 나는 수시로 .ZIP 파일로 압축되어 광케이블을 타고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간다 엔터만이 보낼 수 있다 성명나이직업 누군가의 손으로 흘러들어 간다
나는 주인공이다 무대는 지구 아파트를 나서면 레이저 조명이 주차장을 빠져나가면 두 번째 조명이 비행기에서 내리면 세 번째 조명이 나를 조명한다
슈퍼 스타 아이돌보다 조명빨이 세다 자리를 옮길 때마다 새로운 화각이, 새로운 눈이 나를 담아간다
파놉티콘의 눈 지구의 원형감옥에 카메라 앵글이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 1234567 이것이 나이고
업그레이드되어 지구 반대편에서 다시 태어난다
웹진 『시인광장』 2020년 2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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