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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원 시인 / 조각 그림 맞추기
내 오른쪽 어깨가 네 왼쪽 겨드랑이에 들어가 딱 맞아떨어지던 기억이 있다
너와 나 사이, 막막한 바다 위에 가라앉지 못하고 떠다니는 것이 있다 파도와 바람이 휘저으면 흩어졌다 모이고, 모였다 다시 흩어진다 그 동안 숱한 생물들이 멸종했다
너는 뜨겁지만 늘 건조하다 모래바람이 인다 너를 생각하면 나는 쩍 쩍 갈라진다 느닷없이 내겐 번개가 치고 스콜이 쏟아지기도 한다
집 뒤 무덤가에서 나는 손잡이가 떨어져나간 푸른 꽃병을 하나 발굴했다 네가 사는 동네에서도 깨어진 꽃병 손잡이를 캐내 버린 적이 있다고 들었다
내 기억의 볼록한 해안선이 너의 만곡부에 꼭 들어맞는다 남아메리카 동부 해안과 아프리카 서부 해안처럼 2억 년 전에는 하나였던 대륙
웹진 『시인광장』 2009년 봄호 발표
정채원 시인 / 라 비 앙 로즈
나무 위로 기어오를 덩굴손도 없이 그저 뱀딸기로 땅 위나 길지라도, 문둥이 탈바가지를 쓰고 허튼 춤이나 출지라도,
어쩌다 너와 나
같은 시간, 같은 별에서 가시연꽃밭에 쏟아지는 폭우소리 함께 듣고 있다
애써 날아오르려 푸륵 푸륵 똥풍뎅이들 젖은 날개를 터는데
웹진 『시인광장』 2009년 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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