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안영 시인 / 통기타 치는 남자
눈물 젖은 눈동자에 갇혀버린 밤이 있네 지문 닳은 손가락으로 긴 머리 쓰다듬어 애인을 무릎에 누인 채 한 숨결로 우거지네
雨期의 폭포처럼 무너지는 밤이 있네 빈 마음 공명되어 둥그렇게 파문 일고 세차게 악기를 울리듯 날 울려도 좋겠네
홑겹의 꽃잎 같아 신열이 들끓는 몸 이마를 어루만지듯 뛰지 않는 맥을 짚듯 등 뒤로 다정히 안고서 두 심장을 포개네
그대에겐 내가 스밀 수 있는 길이 없어 흰 봉선화 으깨져 붉은 빛깔 불러오듯 그 환한 물이 들고파 까치발 든 밤이 있네
웹진 『시인광장』 2009년 봄호
선안영 시인 / 풋 앵두
갓 돋은 가슴 쥐며 아프다는 열세 살 딸애 녹두알만한 꽃눈처럼, 잎눈처럼 자리 잡아 수줍게 부풀어 오를 아, 봄날의 꽃봉오리
어머니는 아프고 덜 여문 내 젖가슴에 새빨간 아까징끼 발라서 후 후 불어 새 숨을 불어넣다가도 푸 푸훗- 자꾸 웃으셨네
딸아이의 젖가슴에 약 발라 불어주다 나도 풋- 자꾸만 웃음이 번져오네 球根을 옮겨 심은 듯 입과 입 숨을 타는,
웹진 『시인광장』 2009년 봄호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조태일 시인 / 파도처럼 외 1편 (0) | 2020.05.24 |
|---|---|
| 박재삼 시인 / 허무(虛無)의 큰 괄호 안에서 외 3편 (0) | 2020.05.24 |
| 이정란 시인 / 흔적을 지우다 외 1편 (0) | 2020.05.23 |
| 김언 시인 / 한 표정 (0) | 2020.05.23 |
| 박일환 시인 / 날아라, 닭 외 1편 (0) | 2020.05.23 |